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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펼쳐보기

<김끄끄의 영화 펼쳐보기> 버려지는 동물들... "생명은 팔고 사는 게 아니다" 2011년 동일본 지진 발생 4일 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반경 20㎞ 이내 지역으로 들어가 1400마리의 유기동물을 구한 사람들이 있었다. 정부의 이주 명령을 받은 주민들이 데리고 가지 못한 동물들이었다. 유기동물 구호활동을 펼치는 한 비영리 민간단체(NPO)의 활약이었다. 이 단체 대표는 자신의 집에서 수백 마리의 개, 고양이와 함께 산다. 유기동물 봉사단체에서 일하는 요시다 미에코 씨가 구한 개와 고양이 수는 5000마리에 이른다. 길거리에 버려지거나 비윤리적으로 사육되다 동물보호센터로 옮겨온 유기동물의 새 주인을 찾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2015년 일본에서 개봉해 최근 국내 극장을 찾은 은 버려진 유기견·유기묘들의 슬픈 현실과 동물들을 구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연출을 .. 더보기
<김끄끄의 영화 펼쳐보기> 분노 | 분노는 우리 안에 있다 지난해 천만관객을 동원한 영화 은 좀비라는 존재를 통해 인간의 이기심을 돌아보고 점점 분리되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줬다. “여기가 더 무서워”라던 진희(안소희)의 대사는 눈앞에서 맹렬하게 달려드는 좀비 떼보다 자꾸 경계를 만들려는 인간의 내면이 실제로는 더 무섭다는 것을 상기시켰다. 최근 국내에 개봉한 영화 도 대인 관계 속에서 바탕이 되는 믿음, 그 속에서 자라나는 불신 등 등 인간 내면의 심리를 잘 묘사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요시다 슈이치의 동명소설 를 영화한 이 작품은 한 살인사건 후 연고를 알 수 없는 세 남자와 그 주변인들의 시선이 담긴 스릴러다. 스틸컷 ⓒ미디어캐슬도쿄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현장엔 피로 쓰인 ‘분노’라는 글자가 남겨져 있다. 1년이 지난 뒤 용의자를 닮은 세 명의 남자가.. 더보기
<일본영화페스티벌(JFF)④·끝> 아버지와 이토씨 | 불쑥 찾아온 아버지…어떻게 대할까요 남자친구와 동거 중이던 어느 날, 느닷없이 아버지가 집으로 들어 닥친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심한 잔소리에 귀가 아플 지경이지만 딱히 다른 방도가 없다. 그렇게 세 사람의 불편하면서도 이상한 동거가 시작된다. 는 남자친구 이토(릴리 프랭키)와 동거 중이던 아야(우에노 주리)의 집에 아버지(후지 타츠야)가 불쑥 찾아오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동명의 소설을 영화한 이 작품은 지난해 일본에서 개봉했다. 나이 많은 아버지와 자식 간의 사랑을 확인한다는 전체적인 틀은 신파적인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30대가 넘어가는 시기에 늙어가는 부모를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지에 대한 야야의 시선은 관객들에게 가벼운 질문을 제시한다. 아버지의 건강이 걱정되면서도 함께 살기는 싫은, 수년간 풀리지 않은 아이러.. 더보기
<일본영화페스티벌(JFF)③> 행복 목욕탕 | 엄마의 버킷리스트, 가족을 묻다 직접 경험해보진 못했지만, 부모님에게 들은 옛 목욕탕은 정이 담겨 있는 곳이었다. 명절처럼 중요한 날이 있어야 한번쯤 갈 수 있는 곳이었지만, 모이기만 하면 동네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사람들이 한 곳에 모이기 변변치 않았던 시절, 함께 모일 수 있었다는 장소에서 목욕탕은 따뜻한 공간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은 가족으로 인해 상처를 입었던 사람들을 보듬어주고 그들을 한 곳으로 모이게 해주는 ‘뜨끈한’ 보금자리다. 일본어 원제는 으로 한국에선 '행복'을 넣은 것이 눈길을 끈다. 영화 스틸컷 ⓒ엔케이컨텐츠 영화는 '보통 가족'이 가지고 있는 사랑과 슬픔, 비밀 그리고 행복을 넘치지 않게 골고루 담는다. 병으로 자신의 목숨이 얼마 남지 알게 된 후타바(미야자와 리에)는 충격을 받으면서도 침착하다. .. 더보기
<일본영화페스티벌(JFF)②> 동경가족 : 두 번째 이야기 | 시종일관 웃다가…알맹이가 빠졌네 의 일본어 원제는 다. 2013년 국내에서 개봉한 감독과 출연 배우들이 같지만 내용은 이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에서 그려진 유쾌함과 따뜻함은 이번 영화에서도 계속된다. 그래서 제목과는 반대로 괴롭게 전개되진 않는다. 자식들을 만나기 위해 상경한 부모님의 이야기를 다뤘던 과는 달리 이번 영화에선 '황혼이혼'을 주제로 삼는다. 황혼이혼은 1990년대 초반에 일본에서 생긴 신조어로 불황에 접어들자 봉급생활자가 퇴직금을 후 부인에게 이혼소송 당한 것을 말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오랜 기간 쌓아온 부부간의 갈등이 빚어낸 갈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3세대가 한 집에서 산다는 걸 부러워하는 친구의 말을 들은 히라타(하시즈메 이사오). 아내 히라야마 토미코(유시요키 카즈코)의 생일에 술을 먹고 들어온 그는 아내로부터 이.. 더보기
<일본영화페스티벌(JFF)①> 버스데이 카드 | 해바라기처럼, 너도 주인공인 걸 제2회 일본영화페스티벌(JFF)이 지난 23일 개막해 오는 29일까지 열린다. 는 이번에 개봉하는 11편 중 4편의 리뷰를 게재한다. ‘FAMILY VARIETY’ 부문 4편이다. -작성자 주- 엄마가 세상을 떠났는데, 이상할 만큼 영화는 따뜻하다. 엄마의 병명도, 장례식 장면도 등장하지 않는다. 영화는 줄곧 따뜻한 시선으로, 엄마가 없이 남겨진 가족의 이야기를 담는다. 는 이젠 엄마를 실제로 만날 순 없지만, 자신의 스무 번째 생일까지 매년 한 통씩 전해오는 엄마 요시에(미야자키 아오이)의 편지를 통해 한 뼘씩 성장해 나가는 딸 노리코(하시모토 아이)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일본에선 가족을 소재로 한 영화가 많다. 특히 세상을 떠난 엄마가 자녀의 생일에 편지를 보낸다는 설정은 새롭진 않다. 그러나 는.. 더보기
<김끄끄의 영화 펼쳐보기> 오버 더 펜스 | 편견을 저 너머로…우린 다 평범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듯이 어쩌면 우리 모두는 평범할지 모르겠다. 우리가 특별하다고 말하는 다양한 일들은 큰 틀에서 보면 평범한 일이다. 예측불허의 삶에서 무엇이 특별하다가 감히 말할 수 있을까. 그렇게 일본 영화 는 관객에게 묻는다. 평범하지 않은 것은 무엇이냐고. 특별한 것 없는 조용한 동네 훗카이도 하코다테의 술집에서 일하는 에타무라 사토시(아오이 유우)는 새 흉내를 자주 낸다. 손님들 앞에서, 심지어는 동네 마트 앞에서 사람들이 지나가는데도 서슴지 않고 타조와 백조의 구애 모습을 적극적인 몸짓과 소리로 흉내 낸다. 이 평범하지 않은 모습에 관객석은 어수선해지고 나중엔 웃음도 나온다. 이상하다는 판단에서 나오는 반응들이다. 그러나 에타무라의 몸짓은 자세히 보면 지극이 정상이다. “나를.. 더보기
최고의 요리는 소시지와 계란말이가 아니던가 '심야식당' 리뷰 영화 시작은 도쿄의 번화가다. 젊은이들로 북적거리는 도시의 밤은 밝고 뜨겁다. 사람들은 깔깔대면서 바삐 움직인다. 그리고 영화는 정반대를 비춘다. 마치 지도가 없으면 찾아가기 힘든 골목길로 관객들을 인도한다. 마스터는 여전히 말수가 없다. 식당 안은 북적거리면서도 마치 여백이 있듯이 여유가 있다. 밤은 깊어지고 심야식당은 사람 냄새로 그윽하다. 음식 냄새는 덤이다. 음식 그 이상의 곳이 있는 식당, 심야식당이다. 영화 '심야식당'은 드라마의 흥행을 이어 영화로 제작됐다. 드라마는 시즌3까지 나왔다. 일본드라마 좀 본다는 마니아라면 한 번쯤은 거쳤을 필수작이다. 영화 '심야식당' 역시 드라마의 형식을 그대로 가져왔다. 에피소드 3개가 영화를 구성한다. 등장인물은 반갑다. 대부분 드라마에 출연했던 배우들이다.. 더보기
<베를린>, 완성도 높은 ‘액션’...내용은 '글쎄‘ 영화 은 개봉 전부터 완성도 높은 액션영화라는 전문가들의 평과 더불어 많은 관객들에게 기대감을 불어 넣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영화 제목 앞에 ‘초특급’ 이라는 글자가 있으면 별로 보고 싶지 않은 마음이 먼저 앞서지만, (초특급의 기준이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SNS를 비롯해 주변에서 워낙 평이 좋아서 관람하고 왔습니다. 류승완 감독의 작품을 제대로 관람한 것은 이 처음이었습니다. 이전까지 케이블을 통해서 그나마 살짝 볼 수 있었던 영화가 였습니다. 그 영화 역시 대단한 액션물로 류승완 감독의 진가가 발휘됐던 것으로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정두홍 무술감독 및 배우의 역할도 상당히 컸죠. 그 예전의 희미한 기억을 안고 을 관람했습니다. 첩보요원들의 삶은 멋있지만, 비참하다 류승완 감독은 프롤로그에.. 더보기
<바람의 검심>...신(新)시대에 사무라이가 지켜야 하는 것은? 원작만화와 애니메이션으로 다뤘던 이 영화로 다시 한 번 관객들을 찾아왔다. 영화 은 일본의 대격동기였던 메이지 유신 전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최고의 칼잡이 발도제(모든 발도술에 능통한 자)라고 불린 주인공 히무라 켄신(사토 타케루 분)이 ‘역날검’ 을 들고 다니며 불살(不殺)을 통해 속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생활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신(新)시대는 되었지만, 사무라이 정신은 사라지고... 메이지 유신이 도래한 후, 서구 문물의 유입으로 일본은 점차 근대화되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말끝마다 신시대가 도래했다며 떠들썩해 하고 경찰은 “공포와 폭력이 지배하던 세상은 끝났다.” 라고 말한다. 하지만 신시대라고 누구에게나 다 좋은 세상이 온 것은 아니다. 예전 에도시대의 사무라이들은 생계를 잃었고, 이제 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