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다큐멘터리 영화 <잊혀진 꿈의 동굴>
영화 <잊혀진 꿈의 동굴>은 1994년 프랑스 남부에서 발견된 한 동굴 속의 이야기를 담은 독일 다큐멘터리다. 탐험대장의 이름을 따라 쇼베동굴로 명명된 그곳에는 동굴곰, 털 코뿔소, 매머드 등 멸종된 희귀동물들의 모습을 그린 300여점의 벽화가 펼쳐져 있었다. 매머드, 동굴사자 등이 발견된 벽화는 이곳이 최초다. 영화는 3만2천년 동안 아무에게도 발견되지 않았던 신비스러운 미지의 세계를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기록하는 욕구는 3만2천년 전에도 있었다
트위터와 페이스 북, 그리고 블로그를 통해,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글과 사진이 업로드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인간은 무언가 기록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약 3만2천년 전에도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약 400m에 이르는 동굴 속에 그려진 벽화 속에는 약 3만2천년 전에 그렸다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선명한 그림이 빼곡히 있다. 특히 울퉁불퉁한 벽면은 그림의 생생함을 더 한다. 놀라운 사실은 이 모든 그림들은 한 사람이 그렸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에 의해 이 모든 그림은 새끼손가락이 휜 한 구석기인이 그린 것으로 추정 된다.
오로지 황토와 숯 등으로 표현한 이 그림들 중에는 여러 개의 다리가 겹쳐서 표현된 동물들도 발견 되는데, 이는 움직이는 것을 입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수컷사자와 암컷사자도 확실하게 구분될 만큼의 세세함도 그림은 갖추고 있다. 한 쪽 벽에는 붉은색으로 찍힌 손바닥이 가득할 정도로 상징적인 부분도 눈에 띈다.
쉽지 않았던 촬영과정
1994년에 발견되자마자 이곳은 선사시대의 예술 공간 중 가장 중요한 장소로 인정받았기에 촬영이 쉽지 않았다. 동굴이 발견되자 중요성을 감지한 프랑스 정부는 신뢰할 수 있는 일부 학자와 연구자들에게만 접촉을 허가하며 일절 비공개 원칙을 고수해왔다.
결국 촬영은 감독의 굳은 의지와 열망으로 이뤄졌다. 프랑스 정부는 촬영을 위해 하루4시간, 6일간의 시간만을 허락했다.제한은 시간만이 아니었다. 촬영은 내부에 설치된 두 발 너비의 금속통로 위에서만 이루어졌다. 영화 중간 중간에 이 영화감독인 베르너 헤어조크를 비롯해 스태프들이 종종 등장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또한 조명도 보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무열광 조명판으로 단 세 개만 사용할 수 있었다.
이런 험난한 촬영과정 속에서도 감독은 투철한 사명감을 가지고 인류 최초의 미술작품전을 관객들에게 선사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3D안경 너머로 전달되는 동굴의 생생한 숨소리와 영상은 관객이 동굴 한 가운데서 벽화를 감상하는 착각마저 주기에 충분하다. 10일 개봉. 전체관람가. 9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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