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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틀리는 기상예보, 이 기상캐스터 무지 특이하시네


 

ⓒ싸이더스

한 가족의 가장이자 기상 캐스터인 주이치로(릴리 프랭키)는 기상 예보를 틀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럼에도 후배가 자기보다 인기를 끌까봐 항상 노심초사한다. 그의 맏아들 카즈요(카메나시 카즈야)는 야구를 그만두고 아르바이트생으로 살아가고 있다. 대학생인 차녀 아키코(하시모토 아이)는 내성적이고 조용해 친구가 별로 없다. 아내 이요코(나카지마 토모코)는 늘 힘이 없고 남편과 아이들에게 투명인간 취급을 당한다. 각자 한 구석이 허전해 보이는 이 평범한 가족에게 한 순간 변화가 찾아온다. 스스로 외계인임을 깨달으면서부터다.

사람들에게 위기의 메시지를 던지는 외계인

18일 국내 개봉한 일본 영화 <아름다운 별>은 1962년 미시마 유키오가 발표한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것이다. 소설은 일본에서 베스트셀러로 인기를 끌었다. 유키오는 소설에서 미국과 소련의 냉전시대에 발생할 핵무기 전쟁을 소재로 잡아 인류 생존의 위기에 대해 그렸다.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은 이 작품을 영화화하면서 동시대의 문제로 소재를 바꿨다. 원래는 '3.11 동일본 대지진' 이후 원전 문제를 소재로 삼으려고 했다. 그러나 생각의 방향을 바꿔 기상 이변, 지구온난화 등 다양한 환경오염 문제를 복합적으로 다루기로 결정했다.

작품은 주이치로가 화성인, 카즈요가 수성인, 아키코가 금성인임을 깨달으면서 본격 전개된다. 이들은 망가져 가는 지구를 구하기 위해 각자 노력한다. '태양계 연합' 소속인 주이치로는 기상 예보를 통해 인류에게 위기의 메시지를 던진다. 허리케인이나 지구 온난화, 기상이변, 북극의 위기 등을 역설한다. 그는 "아직 시간은 있다", "당장 행동하자"라며 괴상한 포즈를 취한다. 주이치로의 포즈는 마치 지구의 SOS 신호와 같다. 그러나 그 메시지에 주목하는 이는 없다. 그저 이상하다면서 코웃음칠 뿐이다.

영화가 그린 지구는 상당히 오염됐다. 생명의 필수 요소인 물을 통해 보여준다. 가족 중 유일한 '지구인' 이요코는 다단계 사업에 뛰어든다. 그가 홍보하는 상품은 물. 상품명은 '아름다운 물'이다. 이요코는 가족을 볼 때마다 차를 마시라고 권유한다. 그러나 이 물을 마신 '외계인' 주이치오와 카즈요, 아키코는 구토 증세를 보인다. 지금의 지구의 위기가 다급하다는 것을 상징한다.

그래서 외계인이 이런 경고 메시지를 주는 것은 무겁고 무섭다. 지구보다 훨씬 큰 우주를 떠돌며, 먼 미래에서 온 존재라는 점에서 그렇다. 같은 인간이 말하는 것보다 큰 효과가 발휘된다. 극중 "인간은 자기가 자연의 일부인 걸 몰라. 오히려 자연보다 위에 있고 마음대로 할 수 있다 믿는다"고 말하는 한 수성인은 인간의 오만함을 경고하며 아예 지구의 멸망을 주장한다. 그럼에도 끝까지 지구를 향해 "아름답다"라고 말하는 주이치로의 모습은 간절하면서도 슬프다.

이 영화는 SF영화를 표방하고 있지만 환경오염이라는 중요한 문제를 두고 자신의 이득만 중요시하는 정치인, 인간의 잘못된 미(美)의 기준을 비판하는 등 사회나 현 세태의 비판을 담은 블랙코미디의 형태도 띠고 있다. 여기에 점점 개인화되는 가족의 모습도 다뤄 다양한 '지구인'들의 문제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