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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드라마 읽기

<리치맨 푸어우먼> ‘뻔한’ 러브스토리속에 있는 흥미요소는?

 

 

지난해 일본 후지 TV에서 7월9일부터 9월17일까지 일본 후지TV에서 방영한 <리치맨 푸어우먼>은 전형적인 러브스토리를 이야기 하고 있다.

이야기는 철저하게 권선징악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두 남녀 주인공이 서로의 사랑을 찾아간다는 ‘뻔한’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잘 생기고 훈훈한 억대연봉의 청년사장 휴우가 토오루(오구리 슌 분)과 역시 훈훈한 미모의 소유자이자 취업을 준비하는 여대생 나츠이 마코토(이시하라 사토미)이다.

이후 드라마는 공식대로 전개된다. 휴우가의 동료이자 회사의 공동창업자인 아사히나 코스케(이우라 아라타 분)의 배신, 레스토랑 치프인 아사히라 요코(아이부 사키 분)와 나츠이, 휴우가간의 삼각관계를 그린다. 즉, 결론은 뻔하다. 위기를 극복(?)하고 결국 두 주인공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는 그런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이 ‘뻔한’ 이 러브스토리는 어떤 점이 흥미요소였을까?

 

 

직원들의 얼굴과 이름을 외우지 못하는 휴우가 토오루

드라마에 전체에 깔려있는 한 가지 설정이 흥미를 유발한다. IT계의 최고의 벤처기업 '넥스트 이노베이션'의 사장이자, 그쪽 분야에 천재적인 지능을 가지고 있는 휴우가이지만, 그에게도 단점이 있다. 그는 심인성 인식 부전 증후군이라는 병에 걸려있는데 이는 사람의 얼굴과 이름을 외우지 못하는 병이다. 그래서 극중에서 휴우가는 자기 회사 직원들의 이름과 얼굴조차 외우지 못한다. 물론 자신에게 매우 특별한 사람을 제외하곤 말이다. 그래서 직원들은 매일 휴우가에게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확인받고 싶어 하는 진풍경이 나온다.

휴우가와 나츠미가 만나는 장면에서 이 설정이 효과를 발휘한다. ‘넥스트 이노베이션’의 취업설명회에서 나츠미는 휴우가에게 자신의 이름을 ‘사와키 치히로’ 라고 말하는데, 이는 휴우가가 그토록 찾는 자신의 어머니의 이름과 일치한다. 이런 이유로 나츠미는 단번에 휴우가의 뇌리에 박히고, 그는 자신도 모르게 계속 나츠미를 생각하게 된다.

엄청난 기억력의 소유자, 나츠미 마코토

도쿄대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취업전선에 매번 탈락하는 나츠미 마코토. 하지만 그녀에게도 큰 장점이 있다. 누구보다도 뛰어난 기억력의 소유자인 것이다. 이 역시 휴우가와의 첫 번째 만남에서 큰 효과를 발휘한다. 취업설명회에서 자신을 무시하는 휴우가 앞에서 나츠미는 무섭게도 ‘넥스트 이노베이션’의 연력을 한글자도 틀리지 않고 외우는 솜씨를 선보인다. 이는 나중에 그녀가 ‘넥스트 이노베이션’에 인턴십을 할 수 있는 조건을 자연스럽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극 후반에는 회사를 잃고 나태함의 극치를 보여줬던 휴우가의 정신을 번쩍 들게만드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적절했던 캐스팅도 한 몫

이런 재미있는 설정도 흥미요소였지만, 사실 무엇보다 최고였던 것은 두 주연배우이지 않았을까. 천재적인 지능의 소유자이지만, 까칠한 성격의 휴우가를 연기한 오구리 슌. 청순과 귀여운 매력을 동시에 지닌 나츠미를 연기한 이시하라 사토미. 훈훈하고 잘 어울리는 이 커플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과정자체만으로도 이 드라마는 충분히 시청자들의 눈을 끌었을 것이다.

 

 

극 중 배신자로 나오는 이우라 아라타는 오구리 슌과 친구인 겸 공동창업자로 나오지만, 나이차가 좀 있다보니 친구라는 느낌은 별로 들지 않았다. 두 배우의 실제 나이차는 8살이다. 이우라 아라타는 휴우가를 배신하는 모습에서 연기의 절정을 이루는데, 휴우가를 속인 것이 성공하자 기쁨에 도취해 웃는 장면은 실로 치가 떨린다.

또한 극중에서 나츠미와 삼각관계를 이루는 아사히라 요코 역의 아이부 사키 역시 휴우가에게 자신의 좋아하는 감정을 속이지 않고 당당하게 말하는 역할도 매우 어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