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드라마 읽기

일드 <GOLD>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mediasoo 2013. 1. 1. 19:01

지난 2010년 7월8일부터 9월6일까지 일본 후지TV에서 방영한 <GOLD>는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를 키우는 한 엄마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드라마는 요즘시대에는 강하고 엄한 어머니상이 제대로 된 자녀를 키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엄마인 사오토메 유리(아마미 유키 분)가 그 중심에 있다. 그녀는 자신이 만든 용어 'B(beauty) Child'와 'P(pool) Child' 라는 명칭을 써가며 세 자녀의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드라마의 결말은 장남인 사오토메 코우(마츠자카 토오리 분)이 전국일본선수권 수영경기대회 자유형 100m에서 금메달을 따며 훈훈하게 마무리 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자식농사’를 지을 예비 엄마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내용이지만, 중간 중간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어서 함께 조명해 본다.

 

 

 

아이들은 개나 고양이와 같다?

사오토메 유리는 드라마 초반에 토론 장면에서 “아이들은 개나 고양이와 같다.” 며 인간은 지능이 있는 만큼 교활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반항기가 오는 6학년이 오기전에 인격의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그녀는 다혈질인 아이들이 늘어만 가고 있는 이유는 부모들이 아이들의 응석을 받아줬기 때문이라며 교육에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인내심이라고 말한다. 또한 이런 인내심을 심어주지 못하고, 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못하면 그것은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또한 3화에서 그녀는 “사회에 소친화(少親化)가 만연하다.” 며 “부모가 아이를 낳기 위해서는 자격과 각오가 필요하다.” 라고 말한다. 즉, 부모가 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아이들을 낳기 때문에 육아포기나 학대와 같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그녀는 “부모가 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은 무리해서 아이를 낳지 않아도 된다.” 고 말한다. 일부분 논란이 될 수도 있는 말이지만, 사실상 틀린 표현은 아니다. 거꾸로 해석하자면 그 만큼 부모의 자격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7화에서도 “전쟁이 끝난 지 얼마 안됐을 때, 자신은 누더기를 입어도 아이들에게는 좋은 옷을 입히고 싶은 것이 그 시대 엄마들의 마음” 이라며 “나에게 있어서 진짜 보물은 자식이다.” 라고 말하다. 이어서 “모든 아이들은 원석이기 때문에 엄격하게 교육을 시켜서 편린을 스스로 발견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나의 기쁨이다.” 라고 말한다.

이런 대사들은 부모들이 볼 때, 여러 가지를 느낄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여자의 지갑은 살짝 보이기만!”

반면, 논란이 될 수 있는 대사도 곳곳에서 보인다. 2화에서 유리는 “여자는 쇼핑 뇌를 가지고 있다.” 고 말한다. 그는 “사랑은 결국 돈의 문제다.” 라며 “부부싸움의 80%가 적은 돈을 가지고 어디 쓸지 고민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 이라고 말한다.

5화에서는 한 여대에서의 특강에서 “남자는 로맨틱하고 연약하고 막판에 가서 약해지는 생물이 남자다.” 라며 “허세를 떨고 강한척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라고 말하다. 계석해서 그는 “요즘 남자들이 초식남인 것은 여자들이 미팅이나 데이트를 할때 더치페이를 하기 때문이다.” 라고 말한다. 이어서 “그래서 남자들로 돈을 펑펑 쓰게 해서 일본의 경제를 살려야 한다.” 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녀는 학생들과 함께 “여자의 지갑은 살짝 보이기만” 이라고 외친다. 이 장면은 사실 대다수가 공감하기 어려운 장면이라고 생각된다. 얼핏 여성중심주의로 비춰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6화가 하이라이트다. 6화에서 그는 교도소에서 위문 공연 후 연설에는 현악기를 사람의 인품에 비유해 남을 괴롭히고 속이고 상처 입히고 죽이면 그 현은 점점 쓸 수가 없다“ 고 말한다. 여기까지는 아무런 문제는 없다. 하지만 그녀는 ”그게 너희들이야“ 이라고 강력하게 말하다.

그녀는 ”잘못을 저질러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들으면 웃음이 나온다.“ 며 ”악의를 가진 놈들에게는 절대 해당되지 않는 말이다.“ 라고 말한다. 이 말에 교도소 내부 분위기는 극도의 긴장이 흐르게 되고 이 상황에서도 그는 ”타인의 존엄성을 아무렇지 않게 빼앗는 짓은 아이 때 받는 현악기의 줄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기 때문.“ 이라며 격하게 말한다. 그러면서 그런 사람들은 유배 혹은 자위대에 보내야 된다고 말한다. 그녀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있다. 과거에 자신 때문에 죽은 운전수 호사카씨의 아내 때문이다. 유리가 어린 시절, 가정부였던 호사카씨의 아내가 범죄인에게 죽는 장면을 코 앞에서 봤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렇다하더라도, 이 극한 상황에서 이뤄지는 이 대사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할 요소가 있다. 또한 최근 인권보호가 강조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도 시청들자에게 불편하게 다가올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드라마의 선정성도 문제

7화에서는 사오토메 아키라(타케이 에미 분)과 우츠기 요스케(아야노 고)가 함께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잠깐 스쳐 지나가는데, 극 중에서 아키라가 고등학생인 점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 또한 아키라는 10화에서 하쯔미 조지(소리마치 타카시 분)과 수영장에서 이야기 하는 장면에서도 상의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장면이 나오는데, 아무리 있는 그대로의 나를 표현하기 위해 했다고는 하지만, 드라마에서 굳이 이런 장면이 들어갔어야 했는지는 의문이다.

 

세이코가 아들에게 맞는 장면은 다소 폭력적이다.

이 밖에도 드라마 중간에 등장하는 탄바 세이코 (에도 하루미 분)는 극도로 정신적으로 불안한 중학생 아들을 데리고 있는데, 아들한테 잔인하게 맞는 장면은 다소 폭력적으로 묘사된다. 이로 인해 세이코는 멍이 든다. 이런 장면들은 드라마 도중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안 어울릴 것 같았던 두 사람은 나름 코믹 연기를 선보인다.

아마미 유키...강인한 여성의 대명사

<GOLD>에서 주연을 맡은 아마미 유키는 강인한 어머니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낸다. 강인한 표정과 더불어 그녀의 큰 키는 드라마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충분하다. 이 표정은 마치 드라마 <여왕의교실 (2005)>에서 강인하면서도 독보적인 교사역을 맡았을 때가 생각나게 한다. 또한 중간 중간 자신의 비서인 니이쿠라 리카(나가사와 마사미 분)와 농담하는 장면에서는 강인한 표정은 온데 간데 사라지고, 장난기 섞인 얼굴로 자연스레 바뀌기도 한다.

드라마에서 비서 역을 맡았던 나가사와 마사미는 크게 비중 없이 나와 아쉬움을 남겼다. 그녀의 역할을 크게 눈에 띄지 않으며, 강인한 이미지의 아마미 유키의 모습을 코믹으로 완화시키는 역할에 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