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끄끄의 일상 속에서

옥상달빛 콘서트서 일어난 소중한 ‘3분 콘서트’

mediasoo 2016. 7. 14. 06:00

얼마 전 여성 듀오 옥상달빛의 공연에 갔을 때 일이다. 오후 7시 반부터 시작하는 공연이었지만 여름답게 후덥지근하고 매우 더운 날씨였다. 서울의 한복판인 종각에 위치한 한 빌딩 옥상이서 더 그랬을까. 그러나 콘서트가 시작되고 나자 더위는 몰라보게 꺾였다. 노을이 지고 옥상달빛 특유의 힐링송(혹은 퇴근송)이 서울 저녁을 수놓았다. 옥상달빛은 그들의 음악을 잘 표현하기도 하지만 특유의 입담 또한 놓칠 수 없다. 음악과 이야기가 흐르면서 콘서트는 그렇게 무르익었다. 이번 옥상달빛의 콘서트가 좋았던 것은 공연 중간 중간에 관객들이 질문을 던질 수 있다는 점이었다. 관객들은 평소에 궁금한 것들을 해소하면서 그렇게 옥상달빛과 가까워졌다.

 

사전에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질문을 미리 받기도 했는데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대체로 이런 내용의 한 질문이 있었다. “꿈을 안고 가수가 되었고 2년 정도 지났는데 용기를 주세요라는 내용이었다. 옥상달빛이 누구인가. 지금이야 여러 이들의 마음을 쓰담쓰담해주지만 처음부터 이들이 잘 나갔던 건 아니다. 어려운 시절도 길었던 만큼 옥상달빛은 정성스런 이야기를 했고 그와 관련한 노래도 정성껏 불렀다. 질문의 당사자는 콘서트말미에 밝혀졌다. 질문을 위해 손을 든 줄 알았던 한 젊은 여성은 자신을 싱어송라이터 참좋은실이라는 가수라고 소개했다. 그리고는 옥상달빛과 관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잠시 노래를 부르면 안 되겠냐고 했다. 미리 자신의 음원까지 준비해온 터였다. 옥상달빛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옥상달빛의 콘서트에서 참좋은실의 노래가 곁들어졌다. 관객들은 박수를 보냈고 그렇게 3분여 동안의 짧은 공연에도 참좋은실의 이름은 각인됐다.

 

망설였을 것이다. 누군가의 콘서트에서 자신의 노래를 알린다는 것은 꽤나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용기는 모두가 웃으면서 수긍할 수 있었고 콘서트는 한껏 깊어졌다. 본격적인 여름이 찾아오면서 곳곳에서 락 페스티벌이 개최되고 있다. 여러 가수가 무대에 오른다. 아쉽게도 모든 가수들이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건 아니다. 많은 가수들이 오래된 무명(無名) 시절을 이겨내야 달콤한 시간이 찾아온다. 관객은 없어도 무대에선 이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노래한다.

 

가수에게 노래를 부르기 위해 필요한 것은 가장 필요한 건 뭘까. 바로 무대다. 그래서 기회가 있으면 어디든 달려간다. 누군가는 삼청동 거리에서, 누군가는 홍대 앞에서 미니 무대를 차리기도 한다. 이런 의미에서 시간을 허락해준 옥상달빛과 용기를 보여준 참좋은실 모두에게 박수를 보낸다. 수많은 아이돌 가수들도 성공하기 쉽지 않은 현실 속에 홀로 선 가수들은 더욱 힘겨운 세상이다. 그러나 꿈을 안고 전진하는 만큼 잘 됐으면 한다. 홍보성이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굳이 참좋은실의 이름을 여러 번 넣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