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무간도>의 10년만에 부활...일본드라마 <더블페이스>
무간도 : 사도(四道)의 하나. 간격이나 걸림 없이 지혜로써 번뇌를 끊는 단계
2002년 중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영화 <무간도>가 10년만에 일본드라마 <더블페이스>로 부활했다. 지난 10월15일과 27일에 각각 일본 TBS에서 <더블페이스 잠입수사편>과 <더블페이스 위장경찰편>이 방영됐다. 영화에서 위장경찰을 맡았던 유덕화 역은 카가와 데루유키(모리야 준 역), 삼합회에서 위장 조직원을 맡았던 양조위 역은 니시지마 히데요키(타가야마 료스케 역)가 맡았다.
내용은 영화와 일치...배우들의 연기력이 관건
드라마는 리메이크답게 영화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영화에서 ‘삼합회’로 나왔던 폭력 조직은 ‘야쿠자’ 로 변경된 것 정도다. 결국 드라마의 승부는 두 주인공의 연기력에 달려있었다. 전작 드라마 <스트로베리 나이트>에서 조연 형사로 출연했던 니시지마 히데요키는 보스의 오른팔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낸다. 178cm의 큰 키와 날렵하게 생긴 그의 얼굴은 그의 역할에 제격이었다.
한국에는 봉준호 감독의 <도쿄!>로 잘 알려져 있는 카가와 데루유키 역시 위장경찰 역에 적절했다. 특히 이마에 주름살이 가득한 표정으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뇌하는 부분에서 그의 연기력은 절정에 달한다.
이 드라마의 초반에 눈길을 끄는 장면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위장 조직원인 료스케가 모스 부호로 야쿠자의 현장소식을 알리는 장면이다. 손가락 끝으로 “뚜뚜-뚜‘ 쳐서 소식을 전하는 모습은 다시 봐도 흥미로운 신선한 부분이다. 조직 한가운데서, 소식을 전하는 장면에 시청자들이 긴장감을 느끼기 충분하다.
경찰이 료스케의 정보를 바탕으로 추격을 시작하자, 위장 경찰인 준은 급기야 휴대폰으로 보스에게 문자로 상황을 알린다. 이 부분은 오히려 긴장감을 떨어뜨린다. 준 바로 앞에 경시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고작 책상 아래에서 문자를 보내는 장면은 료스케에 비해 상대적으로 현실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
이 드라마가 후반부로 갈수록 시청자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결국 ‘정체성’ 이다. 드라마 제목처럼, 이들은 각기 다른 얼굴로 살아야만 하는 인생속에 처해있다. 위장 경찰과 조직원으로 오랜 기간 일한 이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헷갈리기 시작한다. 둘 다 각자 맡은 곳에서 높은 위치에 있었고, 상사에게 절대적인 신임을 얻는 위치에 있기에 더욱 그렇다. 료스케는 불면증에 시달리게 되어 정신과를 찾는 지경에 이른다. 자신의 정체를 아는 사람은 경시정 밖에 없다는 요소도 자신을 불안하게 만든다.
준은 조직의 일을 수행하다 만난 유력 정치인의 딸을 만나면서 새로운 자신의 정체성을 선택하게 되며, 결국 조직을 배신하게 된다.
조연들의 감초 연기도 볼거리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와 <남동생>, <그때는 그에게 안부 전해줘> 등에서 부드러운 이미지로 정평이 나 있는 코히나타 후미요는 이 드라마에서 야쿠자의 보스로 출연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부드러우면서도 날카로움을 동시에 보여주는 그의 연기는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준다.
왼쪽이 코히나타 후미요 씨, 오른쪽이 아오이유우다.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아오이 유우도 빼 놓을 수 없다. 단발머리로 싹둑 자른 그녀는 정치인의 딸로 연기해 준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녀의 등장이 많지는 않지만, 국내 팬들에게는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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